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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일로일로] "이거 먹어봤니?" 공포의 발룻 도전기와 바비큐 정복 (11)

전즈 (JEONZ) 2026. 5. 9. 09:14

※심약자 주의※

일로일로 생활에 익숙해질 때쯤, 현지인 친구가 슬쩍 물었다.

"너 발룻(Balut) 알아?" 그게 뭐냐고 되물으며 시작된 대화는 나의 쓸데없는 허세로 이어졌고,

마침 옆에 있던 대만 친구까지 호기심을 보이면서 우리는 운명처럼 발룻을 도전하러 떠났다.


📍 JEONZ의 팩트 체크

  • 한 줄 평: "한 번쯤은 해볼 만한 짜릿한(?) 경험, 하지만 판데살은 무조건 보이면 사야 한다."
  • 도전 메뉴: 발룻(Balut), 판데살, 길거리 바비큐(닭발 등), 비빙카
  • 특이사항: 비주얼 쇼크 주의! 하지만 현지 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필수 코스.

1. 공포와 호기심 사이, '발룻(Balut)' 도전기

필리핀 스테미너 음식 발룻

  • 발룻을 살 때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아저씨가 손전등(랜턴)을 꺼내 알을 하나하나 비춰보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이건 '부화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 빛을 비췄을 때 내부의 그림자를 보고 오리가 얼마나 자랐는지(보통 16~18일 차가 가장 맛있다 함), 혹은 알이 상하지 않았는지를 선별하는 일종의 검수 작업이다. 아저씨의 날카로운 눈미를 통과한 알을 받아 든 대만 친구와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본격적인 도전에 나섰다.

필리핀 스테미너 음식 발룻

발룻은 먹는 방법이 꽤나 체계적이다.

  1. 윗부분 껍질 조금 까기: 둥근 쪽 껍질을 살짝 톡톡 깨서 작은 구멍을 낸다.
  2. 국물 마시기 (소금 톡톡): 구멍 사이로 보이는 뜨끈한 국물을 먼저 마신다. 이때 소금을 살짝 넣어 간을 하면 훨씬 먹기 편하다. 생각보다 거부감 없는 진한 육수 맛이다.
  3. 식초(Vinegar)와 소금의 콜라보: 국물을 다 마시면 껍질을 조금 더 까서 내용물을 드러낸다. 여기에 함께 준 식초 소스를 듬뿍 붓고 소금을 더 뿌려 비린내를 잡는다.
  4. 눈 딱 감고 먹기: 맛은 음... 아주 진한 계란 노른자 맛? 고소하긴 한데, 좀 비린 느낌과 특유의 향이 살짝 있고, 먹는 내내 입안에서 느껴지는 형체와 비주얼 때문에 살짝 미식거리기도 했다.
  • 💡 현지인들은 왜 발룻에 열광할까? 필리핀 사람들에게 발룻은 최고의 '보양식'이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서 원기 회복에 좋고, 특히 정력(?)에 좋다는 믿음이 있어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일로일로의 긴 밤을 견디게 해주는 현지인들의 소울 푸드인 셈이다. 재밌는 경험이었지만, 나는 한 번으로 충분했다.

2. 야시장의 꽃, 길거리 바비큐

필리핀 길거리 바비큐

필리핀은 길거리 곳곳과 야시장에 가면 자욱한 연기와 함께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꼬치 몇 개를 주문했다.

근처에도 꼬치집이 꽤 있어서 자주 들러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역시 실패가 없다.

  • 길거리 바비큐: 짭짤하고 달콤한 소스를 발라 숯불에 구워낸 꼬치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 포크 바비큐(Pork BBQ): 가장 무난하고 맛있는 삼겹살 부위 꼬치.
  • 아디다스(Addidas): 필리핀 야시장의 상징과도 같은 닭발.
  • 이사우(Isaw):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돼지나 닭의 내장(인테스틴).
  • 베타맥스(Betamax) : 선지를 네모나게 굳혀 구운 것.
  • 간(Liver): 묵직하고 고소한 맛의 돼지 간 꼬치.
  • 소세지: 달짝지근한 필리핀 스타일의 롱가니사나 소세지.

짭짤하고 달콤한 소스를 발라 숯불에 구워낸 이 꼬치들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야시장에서 갓 구워낸 꼬치를 뜯으며 현지인들 틈에 섞여 있으니,

내가 진짜 일로일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3. 무조건 사야 하는 '판데살'과 비빙카

판데살과 비빙카

  • 판데살(Pandesal): 트럭에서 파는 이 작은 빵은 보이면 무조건 사야 한다. 갓 구워져 나온 판데살은 담백하고 고소해서 '겁나 맛있게' 먹었다. 가격은 말도 안 되게 저렴하지만 만족감은 최고!
  • 비빙카(Bibingka): 바나나 잎에 싸서 구운 쌀 케이크다. 쫀득한 식감과 은은한 코코넛 향이 일품이라 출출할 때 동전 몇 개로 즐기는 최고의 행복이다.

📍 총평

화려한 식당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친구들과 허물없이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것이 필리핀 생활의 진짜 묘미가 아닐까 싶다. 발룻은 비록 두 번 먹긴 힘들겠지만ㅋㅋ, 그때 대만 친구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던 그 순간만큼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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